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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9 수요일
포스팅에서 술냄새 많이 날 수 있음 주의
 

 
 
 
기차로 히로시마역까지 와서 메이플 버스를 탈까 하다가 시간이 애매해서 결국 또 택시를 탔다. 슬슬 체력이 떨어지는게 느껴져서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 어느정도였냐면 히로시마 역에 링고라는 애플파이 파는 곳이 있는데 잠깐 들렀다 가면 되는걸 힘들어서 그냥 패스할 정도?
 
호텔에 돌아와서 킨스즈메를 냉장고에 넣어놓고 잠깐이라도 침대에 몸을 뉘이고 싶었으나 할일이 많아서 바로 나갈 채비를 한다. 오후에는 일단 사케 사러 돌아다닐 예정이었다. 히로시마는 근처에 양조장이 많아 주판점이 잘 되어 있어서 사케 구매하기 참 좋은 도시이다. 호텔을 네스트 호텔로 하게 된 것도 주판점 근처에 있고 히로덴 정류장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정작 히로덴은 1번밖에 안탔지만...
 
내가 가려고 찍어둔 곳은 총 네곳이었다.

  1. 야마다 주판점 노보리초점
  2. 야마다 주판점 핫초보리점
  3. 야마토야 주판점 에비스초본점
  4. 야마토야 주판점 나카마치점

 
사실 히로시마에 가기 전까지 위스키를 주로 마셨고 사케는 추천해주는대로 마셔서 잘 모르는 상태였다. 다만 후쿠오카 여행 갔을 때 이모토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사케를 세잔 마셨는데 그게 너무 맛있었던 강렬한 기억이 있는 정도. - 지금보니 그때 보여주신 레어하다는 사케 리스트가 지콘 아이야마 히이레, 센킨 잇세이, 덴슈, 아라마사 S type, 이소지만 그리고 잘 모르겠는 지콘 등등이라 왜 사케를 세 잔만 마셨는가 후회하는 중임. 
 
후쿠오카 이모토 후기는 이쪽으로...
https://blog.naver.com/yosi4321/223271577022
 
어쨌든 히로시마에 가기로 결정하고 난 후 찾아보니 사케가 유명해서 2주간 빡세게 벼락치기를 했다. 딥하게 알아본 건 아니고 뭘 사야할지만 간단히 훑어두었다. 갔을때 디자인 까먹을까봐 엑셀로도 정리했다. 엄청난 집념은 P도 J화 시킨다... 어쨌든 이래놓고도 좋은걸 못알아보고 지나칠까 걱정을 엄청했다.
 
우선은 호텔과 가장 가까운 야마다 주판점 노보리초점으로 갔다. 호텔에서 한블럭 정도 떨어져 있어서 진짜 가깝다. 그리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계속 눈에 발랐던 탓인지 눈에 익은게 제법 보였다.
 

 
오우로쿠. 젤 위칸 제일 오른쪽 디자인의 케이 별 다섯개 짜리를 추천하는 글이 많았는데 여기에는 없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아마구치를 좋아해서 오우로쿠가 잘 맞을지도 의문이었기에 패스.
 

 
위에 쭈욱 배치된 우고노츠키. 쥬상야를 사고싶긴 했는데 첫 가게라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자쿠와 가운데 1인 1병이라고 적힌 타카사고 야마다니시키 나마. 3300엔. 자고로 1인 1병 한정은 반드시 사야하는 거랬다. 가게 안에 다른 손님들도 있어서 채갈까 후딱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신 타카치요. 찍을때만 해도 4병이나 있었는데 다른거 보다보니 2병 남아서 나를 고민에 빠뜨렸던... 추후에 들렀던 주판점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첫술에 배부르고 싶진 않아서 타카사고 1병만 샀다. 계산해주는 점원분이 내 가방에 달린 고구마를 보고 귀엽다고 어디 캐릭터냐고 물어보셨다. 중국 거라고 했더니 놀라심 ㅋㅋㅋ 
 
다음으로는 야마다 핫초보리점에 들르기로 했다. 동선을 보면 야마토야 핫초보리점에 갔다가 야마다 핫초보리점을 가는게 맞는데 저 때 왜 저랬는지 모르겠다. 피곤해서 사리 분별이 안됐나보다.
 

 
아케이드를 통해서 쭉 가면 횡단보도 건너 코너쪽에 위치해 있다. 입구로 들어가니 문 없는 냉장고에 사케가 좌르륵 진열되어 있었다. 카제노모리도 좀 보이고 미무로스기도 보이고...
 

 
어랏, 샤라쿠 준마이 나마. 1인 1병 한정이라 살까 했지만 샤라쿠가 후쿠시마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사지 않았다. 
 
사실 좋은 사케는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다고 해서 굴과 간단히 잔 사케를 마실 수 있는 곳을 지나치니 냉장고 5대정도가 나왔다.
 

 
윗칸 왼쪽에서부터 두번째에 위치한 용이 그려진 라벨, 용카부라고 불리는 아카부 카이류우진스이. 16500엔. 명성만큼이나 가격이...ㅎ 살 마음이 있었지만 일단 다시올 계획으로 마음속에 저장만 해 두었다. 옆에 미무로스기도 탐났다.
 

 
카제노모리 알파2와 미무로스기. 
 
여긴 가격대가 좀 있는 좋은 사케들이 많았다. 다른데도 보고 결정하고 싶어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배가 불러서 잔술로 파는 사케를 못마신건 조금 아쉽다.
 
다음에 간 곳은 야마토야 주판점 에비스초점. 가는길에 사케노소쿠하이가 있었는데 위스키가 목적이라면 한번 둘러볼법 했지만 이번 여행은 철저히 사케 여러병을 사올 예정이었으므로 패스했다. 야마토야에도 작게나마 위스키 코너가 있어서 둘러보니 츠누키와 앗케시 코라보 위스키가 있었다. 약간 혹했지만 인질로 다른 한병이 달려 있어서 관뒀다.
 
여기는 사고 싶은게 제법 있어서 대충 바구니에 담다간 답도 없을것 같았다. 
 

 
일단 샤라쿠 오리가리미 쥰마이긴조 나마. 이건 지금 다시봐도 사올걸 그랬나 하고 후회가 든다. 그치만 아직 후쿠시마는 무서웡...
 

 
칸키쿠 ocean 99. 세군데를 들르면서 칸키쿠는 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거 하나밖에 못봄.
 

 
실온에 있던 나베시마... 3종... 실온에 둔것을 사는게 맞는 것인가 고민됐지만 나베시마 일본에서 처음봐서 일단 한병 담았습니다... 셋중에 뭐가 좋은지 잘 몰라서 일단은 귀에 익은 나베시마 준마이긴조 야마다니시키로...1800엔.
 
그리고 사라 준마이다이긴죠 골드라벨 무로카나마겐슈(3000엔)가 보여서 바구니에 담았다. 다른 종류도 있었는데 잘 모르겠는데다가 사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혼란에 빠짐... 결국 점원분께 추천받았다. 지콘 아이야마히이레, 센긴 잇세이 좋았다고 말씀드렸더니 내 바구니를 보시고 아주 추천을 잘해주셨다. 여러가지 추천해주셨는데 듣다가 한정판이라고 하시면 바로바로 바구니에 넣었다. 결국 여기서 자쿠 준마이다이긴조 2024(2200엔), 토요비진 준마이긴죠 준도이치즈 지카구미 나마(1500에엔), 사라 토쿠베츠준마이 무로카나마겐슈(1450엔)까지 총 5병을 구매했다. 이쯤되니 나카마치점까지 가볼 필요가 없어졌다. 설명을 잘해주셨던 여자 점원분께 가져갔던 구름 막걸리 '담은' 1병을 선물로 드렸다. 
 
힘겹게 6병을 이고지고 호텔로 돌아가 로비에 맡겼다. 방 안의 냉장고는 작아서 다 넣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문의했을 때 호텔측에서 사케를 맡아준다고 답장을 받아서 맡긴 거였는데 알고보니 거기도 냉장고가 크진 않았다. 그래서 직원분이 넣느라 꽤나 고생을 하셨다는... 죄송하고 감사했다.
 

 
사케를 해결하고 택시를 타고 이온몰 히로시마 후추점으로 향했다. 슈퍼만 갈 거면 굳이 여길 안갔어도 됐는데 찾아보니 쿠츠시타야 - 양말가게 - 도 있고 유니클로와 GU, 칼디, 산리오까지 같이 있어서 편할 것 같아서 여기로 갔다. 그런데 넓어도 너어무 넓다. 왠만한게 다 있어서 좋을 줄 알았는데 정말 많은게 있으니까 되려 찾기가 어려웠다. 여기로 쇼핑을 간다면 하루정도는 시간을 내어야 다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지리를 도저히 모르겠어서 인포메이션 가서 지도부터 받았다. 그리고 혹시 외국인 대상으로 할인쿠폰 있는지 여쭤봤는데 없다고 함^_ㅜ
 

 
ㅈㅇ언니 심부름으로 쿠츠시타야에서 스타킹을 사고 겸사겸사 내꺼도 구매했다.
 

 
유니클로에서는 할인하던 모프샌드 잠옷을 2벌 샀다. 그리고 ㅇㅈ가 사고 싶다던 마이멜로디를 사러 산리오에 갔는데 그런 제품은 없다고 ㅠㅠㅠ 개인적으로 칼디는 뭘 사야할지 모르겠어서 구경만 하고 나왔다. 더 둘러보고 싶은 곳이 있긴 했지만 체력적 문제로 도저히 걷질 못하겠어서 중간에 놓여진 쇼파에 앉아서 쉬다가 슈퍼마켓으로 갔다. 사고 싶었던 과자 몇개랑 큐큣토 세제, 양배추 소스, 사란랩, 헤파리제, 오타이산 등을 사고 계산을 했다. 이온몰에서 제공하는 외국인 대상 5% 할인쿠폰도 야무지게 썼다. 그리고 면세를 받으러 가는데 바로 옆에 모미지 만쥬 등 히로시마 특산 선물 코너가 있는게 아닌가. 야마다야 제품도 보여서 선물용 토요카를 구매했다. 낱개도 있어서 내꺼도 더 구매했는데 놀랍게도 5% 할인쿠폰도 먹여졌다. 이득을 본 기분이었다.
 
짐이 무거워서 도저히 대중교통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우버를 불렀는데 기사가 뭘 하는건지 오질 않았다. 결국 앞에 세워져있던 택시를 탔는데 어쨌든 예약해둔 이자카야에 지각하게 생김... 바빠서 안보실 것 같긴 했지만 인스타 디엠을 보내두곤 급하게 호텔로 돌아갔다. 대충 짐을 내려두고 부랴부랴 갔더니 많이 늦지는 않아서 아직 내 예약자리가 남아 있었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술을 시키기 위해 메뉴를 보았다.
 
우와사노 코노쿠시카츠 아노오뎅. 소문의 이 쿠시카츠, 그 오뎅. 급하게 들어가서 가게 외관 사진이 없네...
 

 
P사케는 지콘 센본니시키, 아라마사 3종으로 4종류 뿐이었다. 요즘 히로시마도 사케 수급이 어렵다고 하더니... 
 

 
뒷면은 지자케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일단은 아라마사 cosmos. 그동안 사케를 많이 마셔왔지만 지식없이 먹어서 아마도 아라마사 처음인 듯...? 낫밷이긴 했으나 역시나 열어둔지 오래된 느낌은 있었다.
 

 
그리고 명성처럼 쿠시카츠 맛집이라길래 유명한 몇가지를 시켰다. 메뉴판은 찍은줄 알았는데 어쨌누... 어쨌든 메뉴판은 한국어 버전도 준비되어 있는데 간혹 어떤 가게에서는 일어버전이 메뉴가 많은 경우도 있어서 한 번 찬찬히 훑어보았고 모든 메뉴가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한국어 메뉴판만 보셔도 됩니다. 어쨌든 대하, 열빙어, 모짜렐라, 츠쿠네, 아스파라거스, 오쿠라, 생선알이 든 곤약 등 여러 메뉴를 시켯는데 결론적으로 여기는 사케 뿐만이 아니라 찐 쿠시카츠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지콘 센본니시키 나마. 마지막 1잔이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사케는 오픈하면 금방금방 비우거나 보관을 잘해야하는데 잇쇼빙이다 보니 열화된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만 맛있게 먹음;
 

 
우동. 메뉴에는 카스우동이라고 되어있는데 '카스'가 뭔지 몰라서 찾아보니 소의 장을 튀겨낸 것이라고 한다. 먹을땐 튀겨낸거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국물이 가쓰오다시 같은게 아니라 고기 육수라서 진하고 맛있었다. 끝없이 술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혼자서 술을 먹다보니 옆에 앉아계시던 일본 남자분이 말을 거셨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다가 일어를 하게 됐냐고 여쭤보셔서 예전에 쟈니스를 좋아했다고 말씀드렸다. - 일본에서 늘 질문당하는 레파토리라 여기에 대한 대답은 너어어무 잘함 - 그런데 이 분이 가게 올때부터 다른데서 마시고 2차로 오신거라 엄청 취한 상태여서 계속 같은 걸 반복해서 여쭤보심. 쟈니즈 누구냐고 물어보셔서 맞춰보라고 했더니 이니셜을 알려달라고 하셔서 N이라고 했더니 혹시 나카이냐고 하셔서 절대 아니라고 ㅋㅋㅋ - 이 즈음에 나카이의 접대 사건이 터졌었음 - 그 이후에 바로 니노미야라고 맞추셨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놀다가 안주나온거 좀 먹고있는데 그 사이에 꽐라가 되셔가지고 가게 사모님이 집에 보내드리는 엔딩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아라마사 아마가에루 한잔. 와 이거 뭐죠? 부드러운 단맛과 자잘한 탄산감. 알콜부즈 적음. 퍼펙트하다. 한 잔 더 마시고 싶었다. 
 
마시다보니 다찌석에 한국인이 제법 많았다. 사장님에 따르면 이 전 타임은 전부 한국인이었다고; 어쨌든 있다보니 사장님내외는 한국어를, 한국사람들은 일어를 쓰는 요상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물론 나도 그것에 일조했음.
그러다가 내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있던 한국인 남자분이랑 사장님이 이야기를 하시는데 무언가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분이 p사케 중에 뭐 있는지 계속 물어보시고 뭐는 없냐 또 다른건 없냐 계속 질문을 하셨다. 이미 사케 리스트를 받았는데도 계속 여쭤보시기에 한자를 못읽어서 그런가 생각했다. 어쨌든 본인이 원하는게 없던 모양인지 이미 마셨던 사케를 한 잔 더 달라고 하셨고 p사케는 1인 1잔씩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사장님이 거절을 하신 상태. 지자케는 드시고 싶지 않은 모양인지 p사케 관련해서 몇가지 더 여쭤보시다가 뭐라고 하셨는데 사장님께서 아직 한국어가 완벽하진 않으셔서 나보고 번역을 해달라고 하셨다. - 근데 웃긴건 저도 야매일본어인데요? - 들어보니 가게의 사케 냉장고를 봐도 되냐는 거였다. 그대로 일어로 말씀드렸더니 사장님이 안된다고 하셨다. 여기부터는 순전히 내 생각이다. 오늘의 사케 메뉴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장사는 계속 해야하니까 가진 사케는 제법 많으실 거다. 그러니 메뉴에는 적혀져 있지 않은 p사케가 냉장고에 들어있을 수 있고 그것을 손님이 봤을 경우 괜한 오해 및 트러블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하신게 아닐지. 어쨌든 그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좀 지나서 굳이 번역기로 냉장고에 사케 어떤게 있는지 봐도 되냐고 번역해서 다시 사장님께 보여드리는 정성을 보여주셨고 결국 사장님이 허락하셨다. 다만 윗줄 앞에 있는 것만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이긴 하셨는데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현장에 같이 있던 나도 이건 아니지 싶을 정도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하듯이 가게마다 각자의 룰이 있고 이미 안된다고 거절을 한 상황에서 그걸 또 다시 물어서 불편한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나? 나라고 매번 매너있는 행동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 방문할때 이러지 않으면 좋겠다. 
 

 
어쨌든 나도 리스트에 있는 p사케는 다 마셔서 - 아라마사 한가지는 솔닷이었다 - 지자케를 마시기 시작. 우고노츠키 블랙문 준마이다이긴조 나마. 오늘 다른 사케 사느라 우고노츠키를 못사서 여기서라도 마셔봤다. 이거 맛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안주를 추가했어요... 연근이랑 가지, 모짜렐라, 열빙어, 햄
 


그리고 대하. 쿠시카츠 꼭 드세요...
 
나에게 말을 걸었던 일본인 남성분이 귀가하고 생긴 자리에 다른 한국분이 앉으셨다. 분위기로 보아 사장님 내외와 이미 아는 사이 같았다. 오자마자 선물이라며 연양갱과 참쌀선과 빨간색을 주셨다. 사모님께서 참쌀선과를 보자마자 엄청 기뻐하시며 제일 좋아하는 한국과자라고 하셨다. 그때쯤 손님들이 좀 빠지면서 여유가 있기에 나도 챙겨갔던 막걸리를 한병 드렸다. ㅈㅇ언니가 강력추천했던 담음이라는 막걸리인데 집에서 먹어봤더니 엄청 달진 않지만 알콜맛이 많이 나지 않고 광고하는 말 그대로 구름처럼 부드럽게 넘어갔다. 어쨌든 막걸리를 받고 아주 기뻐해 주셨다. 옆에 앉으신 한국분도 이 막걸리 맛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분당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계셔서 술에 대해서 잘 아시는 것 같았다. 본인은 동생이 일본에 살고 있어서 좋은 사케가 인터넷에 뜨면 동생집으로 술을 받았다가 본인이 일본 방문할 즈음에 호텔로 다시 받는다고 하셨다. 힐튼이 냉장택배도 보관해준다는 꿀팁도 주셨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오늘 왔는데 다음날 바로 한국 가신다고;;; 진짜로 술 픽업하러 오신거 같았다. 그리고 피곤하다고 하시며 술 몇잔 안드시고 귀가하심.
 

 
그리고 나는 또 술을 시켰쥬... 큐다이메 오타후쿠 준마이긴조 나마. 히로시마의 츠카주조에서 만든 것. 이것부터는 맛이 기억이 안난다... 그냥 술이 술을 마셨다...
 
이 시간쯤 되니 손님들이 거의 돌아가서 사장님 내외와 나만 남았다. 자연스럽게 자기소개(?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사장님 내외는 1년전부터 한국어를 과외를 하고 계셨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거였다. 그리고 의외로 나이가 있으셔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셔서 놀라웠다. 그리고 사장님이 계속 한국에서 유명해지고 싶어요 라고 하셨는데 이미 유명하시다구요ㅋㅋㅋ 예약 못할까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유...
 

 
가게 폐점 시간이 11시라 10시 30분쯤부터 정리를 시작하시어 빠르게 한 잔 더 시켰다. HAKUKO FUYU 活性生にごり. 하쿠코 후유 활성생니고리. 이걸 뭐라고 번역해야할지 모르겠네. 어쨌든 니고리는 막걸리 같은 느낌의 술이고 활성니고리는 효모가 활동할 수 있는 상태에서 병입을 한 술이다. 그러면 활성니고리는 전부 나마이지 않나...? 굳이 이름에 생을 붙인 이유가 있나? 잘 모르겠는 사케의 세계...
 
그리고 사모님도 어느새 옆에 앉아서 한잔씩 마시기 시작하심 ㅋㅋㅋ 일단은 인스타 교환을 했고 헷갈리지 않게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테 DM으로 보내두셨다. 이래야 헷갈리지 않는다고. 내 이름이 어려워서 예전 일본친구들이 부르던 이름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두분이서 작년에 한국에 여행 오셨다고 당시 찍은 유튜브도 보여주셨다. 집에 고양이를 기른다고 하셨는데 메인쿤이라 왕커왕귀였다. 그리고 갑자기 가게에 있는 사케의 한국어 표기법을 물어보셨다. 사모님이 먼저 유추해서 적으시면 내가 고쳐주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까다로웠던게 장음표기나 ㅔ와 ㅐ 표기를 어떻게 해야할지가 어려웠다. 예를들면 큐다이메 오타후쿠의 경우 사실 큐우인데 이걸 장음까지 적어야할지 말아야할지가 고민이 됐다. 술김에 에라 모르겠다며 내맘대로 알려드렸다.
 

 
11시가 넘어서 폐점시간인데 사장님과 사모님도 즐거우셨는지 더 마시고 가도 된다고 하셔서 한참 놀다가 정말 이러다간 12시를 넘길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한잔만 더 마시기로 했다. 두 병을 가지고 오셔서 고르라고 하시기에 차마 내손으로 고를수가 없어서 반반은 안되냐고 했더니 반반 주시겠다며 그냥 두 잔을 주셨다; 키레이 migaki 2025와 마보로시 준마이긴조. 이렇게 사케를 총 8잔을 마셨다. 나 술찌인데 어떻게 이렇게 마셨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중간에 혀가 좀 많이 꼬인거 같긴 했는데... 어쨌든 솔플 이자카야는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장님 내외분이 너무 잘해주셔서 몹시 즐거운 기억이 되었다. 다음에 다시 꼭 오라고 해주셨다. 그땐 ㅈㅇ언니랑 ㅅㅇ도 데리고 와야지. 어쨌든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다음날 오마카세 먹고 올수도 있다고 누누이 경고(?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엄청 취해있었기 때문에 이대로 호텔에 돌아갔어야 했는데... 멍충이는 그 정신 상태로 또 돈키호테를 갔다. 전날 봐두었던 앤톤이 산 멍뭉이 키링을 사려고 간 것 같은데 짱구를 보자마자 회사 직원이 떠올라서 그것도 샀다. 그리고 갑자기 푸딩이 먹고싶어서 발음을 조심해야하는 그 푸딩을 샀는데 그 사실을 까먹어서 호텔 돌아가는 길에 숙취해소제 사려고 들른 세븐일레븐에서 푸딩을 또 샀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에 뻗어서 기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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