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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8-241110 2박 3일 삿포로 자유여행 

with ㅁㅈ언니, ㅈㅇ언니

(부제 : 우니를 먹고 또 먹고 또또 먹는 여행)

 

 

 

1일차

- 우니 무라카미, 삿포로 맥주 박물관, 동구리 빵집, 유타카스시

 

 

 대표님이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 대표님이 부탁한 뮤지컬 티켓팅을 성공해서 보상으로 쉬게 해주셨다, 그런데 대표님이 개인사정으로 뮤지컬 보러 못 가게 되셔서 내가 대신 가게 되어 나만 핵이득이 된 - 토요일에 휴가를 주셨다. 금토일 3일 연속으로 쉬게 되었으니 어디든 떠나야지! 이런식으로 갑작스럽게 쉬게 되면 늘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가 바로 삿포로이다. 나의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 같은 곳. 사실은 맛있는 식재료의 원산지. 좋아하는 스시 가게가 있는 곳.

 

 갑작스럽게 찾아본 비행기 스케쥴인데도 왜인지 비행기 값이 쌌다. 거리가 제법 되어서 평소 다른 곳보다 비싼 삿포로인데 30만원이라니, 요즘 오른 항공료를 생각하면 혜자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여행메이트 중 한 명인 ㅈㅇ언니에게 같이 가자고 연락을 넣자마자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달에 해외 일정이 2번이나 있다는 ㅁㅈ언니는 못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을 했는데 언니도 짧게나마 가고싶다고 해서 또 셋이서 뭉치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난관이 있었으니. 비행기를 끊어놓고 호텔을 찾아보니 삿포로 시내 호텔이 씨가 말랐다. 최근에는 오도리역 부근이 마음에 들어서 그쪽으로 방을 잡으려고 찾아봤는데 오도리는 무슨 삿포로역, 스스키노역, 심지어 나카지마 공원까지 남은 호텔이 별로 없, 아니 아주 비싼 방만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날짜는 이미 픽스된 상황이고 호텔이 비싸다고 해서 목적지를 바꾸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 우니를 퍼먹고 싶었기 때문에 -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금-토 1박은 예전에 묵었던 오도리역 근처 호텔을 29만원 정도에 예약했고 토-일은 방이 없어서 별 수 없이 호텔을 옮기기로 했다. 그나마 가성비가 좋아보이는 삿포로역 근처호텔에 무려 70만원이라는 금액에 예약을 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찾아봤더니 그때 쯤 일본 인기그룹 스노만의 삿포로 돔 공연이 있다고. 일본 연예인 소식은 소식을 끊은지 10년이나 되어서 몰랐는데 초 유명 연예인이었네. 지인 부탁으로 한국콘 티켓팅 성공한 나, 대단해<

 

 다행이었던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텔이 하나씩 취소가 생겨서 금-토 1박 예약한 곳에서 토-일까지 연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계속 검색을 했더니 취소되는 방이 하나씩 생기는 건지 결론적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 새로고침과 취소를 반복한 결과 금-토 1.8만엔, 토-일 3.4만엔에 예약을 완료했다. 캔슬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의지의 한국인...

 

 어쨌든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 아침. ㅅㅇ가 단풍이 너무 좋았다며 홋카이도 대학에 가볼 것을 추천한게 고작 2주전인데 갑작스레 삿포로에 눈이 와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라면 코트를 입고 스카프도 매고 나름 꾸미고 가고 싶었는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전날 잠을 줄여가며 1시간 동안 무슨 스카프를 어떻게 맬지 고민한게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추워서 죽기는 싫으니까 코트를 버리고 유니클로 경량패딩으로 바꿨다. 

 

 아침부터 김해공항으로 달려 ㅈㅇ언니를 만난 후 면세를 수령했다. 지금 깨달았는데 이번에 산 면세품은 모조리 다른 사람한테 부탁받은 거였고 내껀 변환기 하나뿐이었다. 원래는 전동세안기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주문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다음달 도쿄 여행에서 받기로 한 슬픈 이야기... 

 

 어쨌든 비행기는 제시간에 출발했다. 언니는 창가석, 나는 통로석을 선택했는데 운 좋게도 가운데 자리가 비었다. 럭키비키쟈나! ㅈㅇ언니가 요즘 빠진 아이돌 영상을 같이 보다가 멤버들의 이름을 다 외울때쯤 되니 졸음이 밀려왔다. 전날 세시간도 자지 못한 터라 골아 떨어졌다가 자리가 불편해서 눈을 떴다. 반수면 상태로 네모네모로직을 하고 있는데 ㅈㅇ언니가 창밖을 보라고 불렀다.

 

 와, 눈이다! 고작 하루 이틀정도 왔다고 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눈 내린 삿포로도 몇번이나 와봤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 아니 75% 이상을 남쪽에서 보낸 나로서는 눈을 보면 꼬리에 프로펠러를 단 강아지마냥 반가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눈 위를 걷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어쨌든 삿포로도 간만에 온 눈에 빠른 대처가 되지 않은 것인지 공항에 거의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공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 10-20분 정도 늦게 땅에 내린 것 같다. 다행히 점심은 아무데도 예약해 두지 않아서 여유가 있었다. 작년 언니와 공항에서 삿포로시내까지 버스로 이동한 적이 있는데 너무 답답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기차를 탔다. 기차 노선 중 일부가 눈으로 인해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했는데 다행히 삿포로 역까지는 운행하는 모양이었다. 준특급열차를 탔더니 중간중간 역에 멈추었는데 그때마다 창밖으로 눈이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창문이 지저분해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40분 쯤 걸려 삿포로 역에 내렸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에 잠깐 다이마루에 들르기로 했다. 예전부터 유명했던 스노우와 최근 유명세를 탄 니세코 메이플 버터를 구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ㅅㅇ가 메이플 버터는 완판이라 사지 못했고 대신에 샀다는 호두 버터를 딱 1개 줘서 먹어봤는데 그게 너무 맛있어서 기대가 됐다. 그런데 내가 일본 사람들을 너무 만만하게 본 모양이다. 스노우는 이미 완판이었고 니세코 메이플 버터는 늘어선 줄이 어마어마했다. 겨우 2박 3일 여행인데 줄을 서면서 시간을 보내기는 아까워서 과감히 포기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일본생명 삿포로 빌딩에 위치한 우니 무라카미

 

 일본생명 빌딩은 삿포로 역에서부터 지하도로 쭉 연결이 되어 있서 가기 편했다. 막상 가보니 눈앞에 보이던 징키스칸 마츠오. 코로나 유행 전에 ㅈㅇ언니랑 갔었는데 언니와 같이 똑같은 건물을 재방문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우니 무라카미는 예전부터 구글맵에 찍어둔 곳이다. 성수기때는 예약하지 않으면 엄청 기다려야한다고 들었는데 ㅅㅇ가 웨이팅 별로 없었다고 해서 와봤다. 작년에 하코다테 갔을때 먹었어야했는데 하코다테에서도 나름 바빠서 - 다른 먹을게 많아서 - 못갔던 것이 조금 아쉬웠기도 하고. 어쩄든 2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라 1시 20분쯤 도착한 우리는 튀김, 구이류는 안된다고 안내받았다. 우니 그라탕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네.

 

 

 우니 천적은 우니동을 시켰다. 우니 전문점에서 이쿠라나 연어가 섞인 돈부리를 주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2주 전 ㅅㅇ가 이걸 고민하고 있길래 내색하진 않았지만 약간 화(?가 났었다 - 가격은 7590엔에 절임 두가지와 미소시루가 같이 나온다. 그리고 생각보다 밥그릇 지름이 작고 깊이는 깊다. 메뉴 사진에 보이던 것보다 우니 양이 적단 소리다. 

 

 

 그래도 아름다운 우니의 빛깔. 저렇게 부서지지 않도록 담는 것도 기술이다. 맛은 진하고 깔끔하다. 비린맛이나 쓴맛이 없다. 오자마자 맥주도 마시고 싶었는데 오후에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 갈 예정이라 참았다. 배가 고팠기 때문인지 음식 나오고 15분만에 일어섰다. 

 

 

 호텔에 체크인 하러 가기 전에 무카와에서 주문한 위스키를 픽업하러 야마토 운수에 들르기로 했다. 눈이 쌓여서 캐리어를 가지고 이동하기 힘들 것 같아 언니는 지하도에 구경을 하고 있기로 하고 나홀로 모험(?을 떠났다. 아니나 다를까 약간 녹은 눈이 캐리어가 굴러가는 것을 방해했다. 어쩔수 없이 힘으로 캐리어를 끌고 가고 있는데 눈이 쌓인 구간이 끝나니 길에 떨어진 낙엽이 또 바퀴를 방해한다. 캐리어 아래 부분과 신발이 엉망이 되어서 코트와 예쁜 신발을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홋카이도청

 

 그리고 가는 길에 지나간 홋카이도청. 작년에 왔을 때만 해도 공사때문에 천막으로 전부 가려져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공사가 끝나가는 모양이다. 일부는 아직 가려져 있긴 했지만 특유의 빨간 벽돌이 눈에 보여서 반가웠다. 눈과 단풍이 공존하는 풍경 또한 신기했다. 

 

 야마토운수는 도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업무를 보던 아주머니가 정말 친절하셨다. 후쿠오카에는 박스 버려주지 않는 곳도 많다는데 아주머니는 상자 열수 있도록 커터칼도 빌려주고 캐리어도 열어도 된다고 하셨고 박스도 그대로 놔두면 처리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위스키 두병을 무사히 수령했다. 요즘 술을 줄이기로 해서 순전 ㅈㅇ언니 - 여행 같이 간 언니 말고 다른 ㅈㅇ언니다 - 를 위한 여정이었다.

 

 지하도에서 다시 언니를 만나서 호텔로 향했다. 이번에 머물게 된 곳은 오도리 역 근처의 SAN GRAN HOTEL이다. 올해 초에 트리플룸에 묵었는데 깔끔하고 객실 크기가 컸고 대욕장도 있어서 제법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그때는 1박에 13만원 밖에 안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엔 특수 상황이라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검색을 한 덕분에 3명이서 2박에 52230엔에 묵게 되었다.

 다만 체크인 할 때 직원분이 내 여권을 받아서 컴퓨터로 검색을 해보더니 메일로 온 예약 내역을 보여달라고 했다. 보통 이름 입력하면 예약내역이 다 뜨기 때문에 메일을 보여달라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아마도 내가 예약과 취소를 반복해서 그런 것 같았다. 이게 자의식 과잉이 아닌게 옆에서 다른 남자 직원분이 왜 그러냐고 물었고 우리를 담당하던 여자 직원분이 대답을 얼버무렸다. 아마도 내가 일어를 조금 할줄 알았기 때문에. 몹시 부끄러웠지만 원래 2박에 30만원이면 묵을 호텔이 100만원이 된 특수상황이었기 때문에 별 수 없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짐만 맡겨두고 삿포로 맥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오도리역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버스가 있긴 했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서 시간이 금인 우리는 택시를 탔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고생을 했지만 타고나니 몸이 편해서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삿포로를 열번 가까이 온 것 같은데 맥주 박물관은 처음 방문했다. 아무래도 위치가 애매해서 오지 않고 있다가 이제는 다른 관광지를 안가도 될 정도로 삿포로를 자주 오다보니 이제서야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생맥과 징키스칸이 너무 맛있었다는 ㅅㅇ의 추천이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사실 점심으로 징키스칸을 먹을까 고민했는데 삿포로 올때마다 먹었던 징키스칸이 계속 실패였기 때문에 별로 끌리지 않았고 저녁에 식당을 예약해두어 헤비하게 먹고 싶지 않은 것도 있어서 이번에는 맥주만 마시기로 했다.

 

 

 삿포로 맥주의 앰블럼, 빨간 별. 미안하게도 북한이 먼저 생각나버린다. 

 

 

 시간이 없어서 둘러보지 못했지만 박물관 근처 풍경도 좋아보였다. 여기서도 눈과 단풍의 신기한 조합을 볼 수 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뒤에 단체 관광객들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고 있어서 후딱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사실 박물관을 오긴 했지만 견학이 목적이 아니었다. 아주 맛있는 생맥주가 마시고 싶었고 겸사겸사 예쁜 굿즈 있으면 사야지 하는 정도. 그래서 기념품샵부터 들렀고 고민끝에 유리컵을 두 개 샀다. 크기가 250ml 정도라서 크진 않지만 500cc 맥주 두번 부어먹으면 딱일 것 같았다. 샵을 더 둘러보다가 처음보는 맥주가 몇 개 있어서 그것도 샀다. 담고보니 병맥주 3병, 캔맥주 2캔이라 무게가 제법 무거웠다.

 

 그리고 드디어 돌아온 시음의 시간. - 시음이라고 하지만 내돈내산이다. - 어쩌다보니 한국 아주머니 단체 관광객 사이에 끼게 되었다. 줄 서면서 느낀 거지만 이 곳에 일본인이라곤 직원분들 뿐인거 같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고 서양인과 중국인이 간간히 섞였다. 

 

 

 선택장애지만 이번에는 메뉴를 보자마자 바로 고를 수 있었다. 바로 맥주 3종 세트. 고를 수 없으니 전부 주세요 를 시전해보았다. 720ml에 9000원 정도니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점심 먹으면서도 마시고 싶은걸 꾹 참은 보람이 있다. ㅈㅇ언니는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언니도 이걸로 마신다고 해서 자동판매기에서 4번으로 2장 뽑았다. 

 

 

 맥주 따르기 장인. 연배가 있으셔서 더 그래보였다. 맥주나오는 부분과 거품이 나오는 부분이 따로 있어서 그 비율을 맞춰서 따라 주셨다.

 

 

 먼저 맥주를 받은 진아언니가 바글바글한 도떼기시장같은 상황 속에서 우연히 2인용 원형테이블 자리를 잡았다. 너무 놀래서 '언니 자리 어떻게 잡았어요?' 했는데 언니가 '그냥 잡혔어' 라며 웃었다. 다른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합석해야하나 걱정했는데 운이 좋았다. 

 

 맥주는 사진 왼쪽에서부터 삿포로 블랙라벨, 클래식, 카이타쿠시 맥주. 사진을 찍는 동안에 거품이 좀 꺼졌다. 개인적으로 블랙라벨이 베스트였는데 적당한 탄산감과 부드러운 목넘김, 누구나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맛까지 뭣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했다. ㅈㅇ언니도 블랙라벨이 제일 맛있다고 했다. 두번째는 카이타쿠시 비어 였는데 진한 맛과 특징적인 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의외로 클래식이 3등이었는데 에일을 좋아하지만 다른 두 가지가 너무 맛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블랙라벨만 마실 것 같다. 너무나도 완벽했던 한잔이었다. 그리고 세트를 주문할 땐 조금 유의해야할 점이 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ㅈㅇ언닌 메뉴 사진을 봤을 땐 이 정도 크기일 줄 몰랐다며 좀 남겼다. 

 

 짧은 시간에 하고 싶은건 잔뜩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때마침 택시에서 내리는 승객이 있어서 그대로 그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호텔 로비로 가니 키를 주셨다. 한국과는 다르게 아날로그식으로 진짜 열쇠를 주셨다. 짐은 미리 방 안에 넣어두었다고 하셨다. 넘치는 센스에 감동받았다.

 

 

 개인 짐이 좀 널려져 있지만, 어쨌든 SAN GRAN HOTEL 트리플룸.

이번에 두번째 숙박이다. 이 호텔의 트리플룸의 장점은 침대 세 개 모두 간이침대가 아니라는 것과 방이 제법 넓어서 27인치 캐리어 2개정도는 통행에 방해없이 펼칠 수 있다는 것. 27인치 캐리어 3개도 가능할 것 같은데 통행은 조금 불편할지도.

 

 

 얼마나 넓은지 방 안에 작은 테이블과 3인이 앉을 수 있는 소파도 있다. 편의점 음식이나 간식, 캔맥주를 마실때 생각보다 유용했다. 뷰는 다른 건물 벽 뷰여서 별로다.

 

 맥주가 너무 무거워서 빠르게 내려놓고 다시 외출을 감행했다. 저녁에 도착하는 ㅁㅈ언니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언니가 오기전에 쇼핑을 끝내야 한다. 삿포로는 삿포로역-오도리역 두군데가 주로 쇼핑할만한 지역인데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언니가 음반점에 가고 싶다고 했고 마침 파르코에 내가 가고싶어하던 비비안 웨스트우드 매장과 타워레코드가 함께 입점해있어 파르코에 가기로 했다.

 

 

 파르코로 걸어가던 길에 삿포로 테레비 타워가 보였다. 삿포로 n회차이다보니 벌써 몇 번이나 봤지만 볼때마다 사진을 찍게 된다. 어쨌든 겨울이긴 겨울인지 오후 4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일단은 파르코 1층에 위치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부터 구경했다. 약간 마음에 드는 가디건이 있었는데 11월 1일부터 면세가 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결국 예상 가격보다 10프로나 비싸진 셈이었으므로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다시 면세가 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일본에서의 구매 메리트는 떨어질 것 같다.

 그리고나서 대망의 타워레코드로 향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머물렀던 기간이 스노만의 투어시즌이었던지라 스노만 팬들을 위한 포토스팟들이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ㅈㅇ언니는 일본까지 와서 한국 아이돌 가수의 앨범 코너로 갔다. 아쉽게도 언니가 사고싶은 일본 앨범은 없고 한국 발매 앨범만 잔뜩 있어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잠깐의 쇼핑이었지만 파르코를 벗어나니 이미 깜깜해져있었다. 단시간에 여러 곳을 다닌 탓에 피곤해져서 우리가 좋아하는 동구리 빵집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동구리 빵집은 삿포로의 성심당 같은 느낌의 큰 베이커리인데 한국 빵을 생각하면 가격이 너무너무 착하고 명란바게트가 맛있다. 동구리 빵집은 삿포로 시내에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오도리의 테레비타워 바로 앞에, 한곳은 스스키노에 있다. 우리는 오도리 쪽만 가봐서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고 길을 가다가 미츠코시 백화점 옆에 위치한 갭 매장을 발견해버렸다. 아앗, 조카 옷... ㅈㅇ언니는 나보다 더한 조카 덕후인지라 - 참고로 언니랑 작년에 왔던 삿포로 여행에서도 갭에서 엄청 사갔다 - 잠깐 매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디즈니 콜라보가 많은데다가 세일까지 하고 있어서 언니가 추천해 주는건 다 샀다. 나는 늘 디자인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언니 덕분에 쉽게 골랐다. 언니가 없었으면 훨씬 많이 샀을 듯. 언니 고마워요.

 

 가는 길에 바카라 매장에도 들러보았다. 사실 바카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에 생일 선물로 위스키 잔을 받은 이후로 찾아보았다. 일본이 훨씬 싸다는 이야기가 있기에 한번 들러봤는데 내가 아는 한국 가격의 반정도 되는 가격이었다. 샴페인 잔이 마음에 들긴 했으나 아직 그정도 사치를 부릴 정도의 재산은 안되는 것 같아서 구경만 하다가 나왔다. 삿포로 맥주컵이나 잘 쓰자.

 

 그리고 대망의 동구리 빵집에 도착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인지 안쪽에 좌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우선은 창가쪽에 좌석표를 놓아두고 빵집 구경을 시작했다. 좌석은 비어있어도 계산대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줄이 쭉 늘어져 있었다. 

 

 

대부분 빵들이 100-200엔대이며 제일 비싼게 400엔정도였나? 어쨌든 한국에 비하면 몹시 싸다.

 

 

사랑하는 명란바게트. 개당 172엔.

1년동안 이게 그렇게나 먹고 싶었다. 1년 전에도 맛있어서 한국으로 몇개 가져갔었는데 위에 얹어진 명란이 얼마나 많은지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손에 들고 가다가 명란이 바닥으로 주르륵 흐를 정도였다. 

 

 

 담다보니 많이도 담았다. 빵 8개에 닭튀김꼬치 1개, 아이스커피 1잔까지 2632엔이었다. 

 추천하는 빵은 명란바게트 172엔, 쟌기 (닭꼬치튀김) 356엔, 미니 크로와상 189엔. 이 메뉴들은 1년 전에도 먹었던 메뉴들인데 이번에도 만족스러웠다. 쟌기는 알만한 맛있는 맛이고 미니크로와상은 버터 많이 들어간 크로와상에 약간 당분을 첨가한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괜찮았지만 호불호 갈릴만한건 모치모치 치즈 어쩌구, 302엔. 사진에서는 왼쪽 가장 위쪽 김으로 쌓인 빵인데 사실 빵보다는 떡에 더 가까운 느낌이고 안에 치즈가 들어있다. ㅈㅇ언니는 별로라고 했고 나는 괜찮았는데 겉에 발린 당고느낌의 간장과 모찌모찌한 떡, 그리고 치즈의 조화가 단짜단짠해서 맛있었다. 

 비추천은 치즈가 들어간 두 가지 빵이었는데 하나는 특제 버터가 들어간 어쩌구저쩌구 빵 410엔,  5종류의 농후한 치즈빵 반개 324엔. 그리고 마늘빵같이 생긴 갈릭프랑스 183엔도 별로였다. 앞에 치즈 들어간 두 가지 빵은 치즈 들어간 부분은 괜찮은데 치즈가 없는 빵부분이 별로 맛이 없다. 그리고 치즈가 제법 짠 편이었다. 마늘빵의 경우 우리나라와 다르게 약간 밍밍한 마늘 소스의 맛이어서 한입만 먹고 넣어두었다. 잊지말자, 우리는 마늘의 민족임을.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정도 마늘 농도로는 성에 안찰 것이다.

 

 이제 뭐하죠? 저녁 예약이 8시여서 시간이 제법 남았다. 검색해보니 또 다른 음반매장 HMV가 삿포로 역에 있다. 언니한테 말했더니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또 찍은 TV 타워. 어두워지면서 불이 켜지자 우리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으므로 사진만 후딱 찍고 빠르게 이동했다. HMV는 삿포로 역 옆의 JR 타워 스텔라플레이스 4층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케이팝 코너를 뒤진 결과, ㅈㅇ언니가 원하던 앨범이 있어서 세장이나 샀다. 그 앨범에 들어있는 포카가 갖고싶다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포카 시세가 2.5만원인데 앨범이 3000엔이 넘었다. 조심스레 언니 포카를 사는게 맞는거 아니에요...? 라고 물었지만 그래도 직접 획득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 마음 잘 알죠...

 

 

 1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잠옷파는 가게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팔고 있었다. 게다가 무려 기숙사별로! 다음달에 친구들과 도쿄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방문할 예정이라 잠옷도 맞추기로 했는데 이게 딱이다 싶었다. 그리고 가격을 보고 바로 관둬야했다. 무려 상의만 8천엔인 비싼 친구였다. 고작 잠옷에 그만큼 쓸 만큼 부자는 아니...다고 적으려고 했는데 저 가격의 우니는 잘만 사먹어서 좀 찔린다.

 

 놀다보니 시간이 정말 잘 간다. 7시가 넘어서 이제는 다시 스스키노 쪽으로 향했다. 8시에 스시 오마카세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 다만 오전에 일을 하고 출발한 ㅁㅈ언니가 비행기가 계속 연착되더니 7시 30분이 되어서야 드디어 활주로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오마카세야 내가 2인분 먹으면 될 것 같아서 - 한번 쯤은 해보고 싶었다 - 괜찮다고 했는데 언니가 너무 불편해했다. 어쨌든 우리 둘이라도 가야하므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오랜만의 니카상. 삿포로의 명물이니만큼 횡단보도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매우 혼잡했다. 사진 찍는 명당 스폿이 있는데 갈길이 바쁜 사람이니 만큼 그냥 횡단보도 건너면서 한 번 찍었다. 덕분에 배경 뻘건색 니카상이 찍혔다. 

 

예약해둔 곳은 코로나 이후로 네 번정도 방문한 유타카 스시. 전화 예약만 받는 데다가 일본어를 약간이라도 할 줄 알아야 예약이 가능한 가게이다. 우연히 알게 되어 작년 여름에 처음 방문 했던 이후로 네타가 너무 좋았어서 이 가게 때문에 삿포로에 가고싶어질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말해도 사장님과 아드님은 믿지 않는 눈치지만. 어쨌든 예약시간이 가까워져서 문을 열었는데 금요일 저녁인데도 의외로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대장님이 보이지 않아서 조금 걱정스러웠다. 연세도 연세겠지만 올해 봄에 방문했을 때 숨쉬기 힘들어 보이셨던 탓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여쭤보기가 그래서 그냥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친구가 비행기가 연착이 되어서 두명이서 예약한 3인분을 먹겠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셨다. 그리고 언니가 9시까지 오면 코스로 먹을 수 있다고도 하셨다. 

 

 올 봄부터 코스에 대해 간단하게 한국어로 된 설명서를 주시더니 이번에도 주셨다. 그렇지만 나에겐 조금 변형된 형태로 내어 주시겠다고 하셔서 냉큼 알겠습니다, 했다. 코스 메뉴가 너무 많고 거기다 추가도 엄청 해서 기억에 남았던 것만 포스팅 하려 한다. 

 

 

 처음부터 또 우니. 염수우니지만 농후한 맛이 아주 훌륭하다. 

 

 

 하코다테에서 당일 공수해 온 오징어.

 바로 전 달에는 신선한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서 가게에 몇 번 입고되지 못했기 때문에 운이 좋은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잡은 당일에만 먹을수 있다는 오징어간도 별미였는데 비린맛 하나 없이 아귀간처럼 진한 맛이 특징이다. 너무 맛있어서 진실의 미간을 하고 있었더니 맛이 없냐고 물어보셔서 너무 맛있어서 그렇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비릴줄 알고 ㅈㅇ언니에게 언니 싫어할 거 같다고 했는데 언니도 너무 맛있어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추가할 걸 그랬다.

 

 

 이 스시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보탄에비. 

 살아있는 도화새우를 바로 잡아서 머리 부분은 위 사진처럼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어주시는데 선도가 남다르다. 몸통은 사시미 혹은 스시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회로 먹었고 살이 아주 탱글하고 달달했다. 사실 처음 방문 했을때가 토요일이었는데 일요일이 가게 휴무라 도화새우의 여유분이 없어서 추가를 못했다. 그 이후로 될수 있으면 금요일에 예약을 잡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이 집의 명물 카즈노코.

 가게 홈페이지가 있기에 들어가보니 예전엔 카즈노코 판매도 했었던 것 같다. 현재에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수요가 있었고 맛있다는 뜻이 아닐까. 어쨌든 이정도로 선도가 좋은 카즈노코는 한국에서는 먹기가 어렵다. 탱글하면서도 하나하나 톡톡 터지는 맛이 일품. 당연히 추가했다. 아드님의 말씀에 따르면 여성분의 기록은 최다 5개라고. 아쉽게도(? 나는 2개만 먹었다.

 

 먹는 와중에 ㅁㅈ언니가 드디어 삿포로역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쉐프님께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지금 와도 코스로 내어주시겠다고 하셔서 택시타고 스시야로 오기로 했다. 위치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으므로 ㅈㅇ언니가 마중을 나갔다. 그동안 쉐프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 다른 곳도 많이 가시죠?"

"네, 올해는 특히나 자주 갔어요. 시간을 길게 못내서 늘 3일정도지만..."

"저는 3일 쉬기가 어려워서 부럽네요. 오키나와는 당연히 가보셨죠?"

"네."

 

그리고 고등어를 주시면서

"오이타산입니다. 혹시 가보셨나요?"

"네."

 

내 대답에 쉐프님도, 음식 보조하시는 남자분도 엄청 웃으셨다. 그러다가 시코쿠 이야기가 나왔다.

 

"다카마츠야 우동때문에 가는 분들을 봤지만..."

"저도 가서 우동먹었어요."

"그 근처 도쿠시마는 영귤이 유명하죠."

"거기도 가봤어요...ㅋㅋㅋ"

 

 나 진짜 많이 다녔네. 왕년에 빚까지 내가며 다닌 보람이 있다. 일본인과 대화할 때마다 시코쿠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예전에 친했던 일본 언니는 도쿠시마 간다는 이야기에 본인은 큐슈도 안가봤다고 했었다. 일본은 지역 특색이 강하고 지역 음식도 다 달라서 여행하기 너무 좋다. 

 

 조금 지나니 녹초가 된 ㅁㅈ언니가 왔다. 목이 너무 말랐는지 일단 맥주를 시키시기에 나도 이때다 싶어 사케를 시켰다. 언니는 가족들을 데리고 베트남 여행을 갔다가 이틀전에 귀국을 해서인지 몸 상태가 그닥 좋지 않았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하니까. 언니가 삿포로 역 도착하기 전에 남긴 카톡에서 '편의점 음식 먹어도 된다' 고 하신게 몹시 충격적이었다. 아니, 삿포로까지 왔는데 편의점이라니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편의점 음식이 꼭 먹고 싶다면 귀국전에 캐리어에 쓸어담아서 한국와서 먹으면 되니까 현지에서 맛있는거 잔뜩 먹어야죠... 

 

 

 어쨌든 또 다시 우니.

 낮에 먹은 무라카미 우니도 유명한 집이지만 이정도의 진한 맛은 아니었다. 그래서 또 추가. 입에서 녹는다. 

 

 

 삿포로에 왔으면 이쿠라는 먹어야죠. 

 적다보니 이 스시야는 청어알, 우니, 이쿠라까지 알이란 알은 다 맛있다. ㅁㅈ언니가 도착하고 늦게나마 코스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김으로 군함을 만드시기에 무엇을 만드시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추가할게요 라고 했더니 엄청 웃으셨다. 어차피 성게알이든 연어알이든 추가할 생각이었어서 나로서는 당연했다. 특히 성게알은 시장에 가서 대충 모양을 보고 괜찮은 물건을 살 수 있는데 좋은 연어알은 어떻게 사야하는지 전혀 몰라서 여기서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어두는게 이득이라 생각한다. 

 

 사실 삿포로는 시간이 생기면 계절 따지지 않고 늘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게 이 스시야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절대 이 가격으로 이 선도의 해산물을 먹을 수 없는 것을 잘 알아서 이 곳을 찾게 되는 것. 일본어가 가능해야한다는 기준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약 허들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해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코스 가격이 높아지긴 했고 아드님이 스시를 쥐게 되면서 샤리가 좀 미묘해진 감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내 최애 스시집이다.

 어쨌든 이전에 대장님 계실 적에 이 스시야 때문에 삿포로에 오는거라고 이야기를 드린 적 있는데 농담이라 생각하셨는지 웃고 넘어가셨다. 이번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이 저와 같이가 아니면 일본어가 안되서 오질 못해서 아쉬워한다고 했더니 웬걸, 요시상이 전화로 예약만 대신 해주면 2-3명 정도는 예약해주겠다고 하셨다. 2년간 4번정도 방문했는데 어느정도 신뢰가 쌓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10시가 조금 넘어서 ㅁㅈ언니의 코스가 끝났다. 나도 옆에서 되는대로 추가에 추추가를 하면서 열심히 먹었다. 원래 가게 영업이 10시까지라 너무 죄송했다. 그래도 다행히 - 나에게는 불행일지도 - 추가를 연발한 덕분에 금액은 평소보다 많이 나왔다. 쉐프님이 너무 많이 나와서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것은 많이 먹은 제 탓인걸요... 어쨌든 할아부지 드리려고 준비해간 소소한 약과를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스시야 근처 로손을 들렀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배송 시켰는데 호텔 가격 때문에 어디에서 묵을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서 배송처를 편의점으로 해두었더니 편했다. 다만 편의점에서 택배를 픽업하는게 처음이라 제법 애를 먹었다. 로피라는 기계에 코드를 입력해서 수령하는 방식인데 코드 번호를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던 것. 온갖 번호를 입력했지만 모조리 실패 하는 바람에 편의점 알바생들이 총 출동해서 도와주시다가 손님이 너무 밀려서 자리로 돌아가셨다. 그러고 찬찬히 메일을 찾아봤더니 아마존에서 중간에 보내준 확인하지 않은 메일이 있었다. 어후, 다행이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받은 물건들.

챠오츄르 회사에서 나온 고양이 간식들과 긴노스푼에서 나온 간식. 그리고 지난번 고베에서 구매했던 회색 고양이 접시의 페어인 흰색 고양이 접시까지. 만족스러운 구매였다.

 

 원래라면 이자카야라도 가서 한 잔 하자고 했겠으나 ㅁㅈ언니가 너무 힘들어했고 나도 전날 잠을 많이 못잤기도 한 탓에 너무 피곤했다. 호텔에 대욕장이 있어서 잠깐 몸을 담궜더니 금새 노곤노곤해졌다. 그리고 언니들이 이야기 나누는 사이에 나는 바로 꿈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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